칠곡호국평화기념관

칠곡호국평화기념관

close

건의사항입니다.

  • 이름 : 경북인
  • 날짜 : 2018-06-14 (03:12)
  • 조회 : 119
학생인데 칠곡호국평화기념관을 방문한 후 몇가지 건의할 점이 있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정치는 역사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상징(symbol)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역사가 기억되고 전시되는 공간인 역사박물관은 매우 중요합니다. 평소 역사적 재현 방식과 정치적 상징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의 전쟁박물관, 근현대사박물관, 독립기념관과 미국의 워싱턴 d.c.,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 여러 주의 역사 박물관을 견학했습니다. 언론을 통해 칠곡호국평화기념관을 접한 후 관심을 가지고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관람을 하면서 전반적으로 구성이 잘 이뤄졌다고 생각했지만 세부적으로 건의할 사항이 있어서 글을 남깁니다.

첫째, 4D 관람관에 대한 건의입니다. 의자가 움직이거나 물이 분사되는 등의 체험은 신선했지만 내용이 아쉬웠습니다. 12분의 상영시간은 모두 칠곡지역의 전투 상황으로만 이뤄져 있었습니다. 전투 장면을 실감나게 재현해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전투와 전쟁의 배경이 된 사상적 맥락, 외교적 맥락을 전투에 앞서 영상의 초기에 설명했다면 칠곡지역 전투의 국제적 배경, 사상적 배경에 대해 이해함으로써 전투를 좀 더 깊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김일성이 마오쩌둥과 스탈린에게 남침을 허락받기 위한 설득 과정, 2차 대전 이후 자유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의 대립이 심화되던 과정을 영상 도입부에 제시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해당 내용은 1층 전시실에 글로써 기술된 부분이지만 관람객들이 직접 4D로 실감나게 배운다면 관람의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방문객의 경우에도 6.25전쟁의 배경을 잘 모를 수 있으므로 낙동강, 칠곡전투를 둘러싼 전반적 맥락에 대한 설명 없이 곧바로 전투 장면을 중심으로 상영한다면 전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호국평화탑에 대한 건의입니다. 호국평화탑을 둘러싼 벽면에 적혀 있던 문구가 아쉬웠습니다. 국내외의 많은 박물관에서 벽면에 위인이 남긴 글귀를 조각하여 전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참전장병에 대한 감사와 공동체가 지향해야할 가치를 상징하는 글귀를 조각합니다. 칠곡호국평화기념관 호국평화탑의 벽면에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그대는 나라를 사랑하는가"라는 문장과 백선엽 장군의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라는 두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물론 두 문장도 좋지만 전쟁을 위해 희생한 분들을 기리는 문장과 참전장병들이 희생하며 지키고자 했던 자유에 대한 지향이 들어있는 문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창호 선생과 백선엽 장군의 글과 함께 참전장병에 대한 감사와 자유에 대한 지향을 담은 글이 기록되면 좋겠습니다.

셋째, 칠곡 방어의 상징적 인물에 대한 건의입니다. 칠곡호국평화기념관을 방문한 후 명확하게 기억되는 인물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실재한 인물의 행위를 통해 역사를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추상적인 서술만으로는 선명히 기억되기 어렵습니다. 나치의 유태인 학살은 "안네"의 일기로 기억되고 신라의 화랑은 "관창"으로 기억됩니다. 추상적 서술보다는 실존한 인물의 행위에 대한 구체적 제시가 선명한 기억을 가능하게 합니다. 칠곡과 낙동강 전선 수호를 위해 희생한 많은 용사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모두가 존경받아 마땅한 분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후세에 상징으로서 기억될 만한 인물을 선별하여 중점적으로 서술하고 동상을 세우는 등의 방법으로 기억한다면 사람들에게 그분들의 정신과 덕성을 더 잘 기억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인물이 아니라도 지역 방어에 큰 공을 세운 분을 기억해준다면 그분께 보답하고 자유의 가치를 이어가는 일이 될 것입니다. 미국 정신문화의 수도 보스턴에는 수많은 동상이 있습니다. 조지 워싱턴, 토마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등 대통령의 동상도 있지만 보스턴 시를 위해 희생한 이름 모를 시민의 동상도 많습니다. 미국의 독립전쟁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여성, 대화재 당시 진화 과정에서 사망한 소방관 동상 등 일반 시민의 동상들이 많습니다.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도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칠곡과 대한민국을 위해, 자유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모습을 기리는 동상과 전시물 구성을 통해 칠곡방어의 상징적 인물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상징적 인물을 보며 역사를 생생히 기억하고 그들을 존경하며 닮아가는 공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